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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4년간 77% 늘어…인간성 상실에 `무너지는 天倫`

계모 폭행·친부 방조사건 빈번

자녀체벌 용인하는 사회분위기

조기발견 위해 이웃도움 필수

“아동센터 등에 강제력 부여를”

천륜을 뿌리째 흔드는 아동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사회복지동행 기자 / dhc5173@naver.com입력 : 2016년 03월 14일
이는 자녀에 대한 체벌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 이웃집 아이가 발가벗고 골목에 서 있어도 ‘내 자식도 아닌데’라며 모른척하고 넘어가는 이웃들의 무관심, 이를 막아낼 수 있는 사회시스템 부재가 결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모의 이혼 등으로 인해 계부·계모와 함께 사는 아동이 늘어나고 있는데, 일부 새로 형성된 가정에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가정 해체 후유증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 동행신문
14일 보건복지부 및 경찰청 등에 따르면, 2010년 5657건이던 아동학대 사례는 2011년 6058건, 2012년 6403건, 2013년 6796건, 2014년 1만27건으로 4년 새 77%가 늘었다.

◇계모·동거녀 개입 상상 초월 아동학대 사례 = 한겨울 욕실에 갇혀 ‘락스학대·찬물세례’를 받아내며 3개월을 버티다 숨진 신원영(7) 군 사건은 공분을 샀다. 계모인 김모(38)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신 군을 욕실에 가둬놓고 학대하다 숨지자 남편(38)과 함께 야산에 파묻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중학생 딸 시신을 방치한 사건도 재혼가정에서 발생했다. 목사 아버지(47)와 계모(40)는 지난해 3월 17일 7시간 동안 부천 집 거실에서 중학교 1학년인 딸(당시 13세)을 무차별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신을 무려 11개월 가까이 미라 상태로 집에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동학대에 시달리던 11세 소녀가 ‘맨발 탈출’한 사건도 발생했다. 33세 아버지와 37세 동거녀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년 4개월간 서울 강북구 한 모텔과 인천 연수구 빌라 등지에서 딸을 감금한 채 굶기고 상습 폭행해 늑골을 부러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딸은 지난해 12월 12일 인천 집 세탁실에 갇혀 있던 중 맨발로 창문 밖으로 나와 가스배관을 타고 탈출했고, 인근 슈퍼마켓에서 과자를 허겁지겁 먹다가 주인에게 발견돼 아동학대 전말이 밝혀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맨발소녀부터 원영이 사건에는 계모와 동거녀가 등장한다”며 “한국사회에는 여전히 부모의 체벌이나 훈육을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있고, 특히 애착 형성이 안 된 계모나 계부가 ‘감정 섞인 체벌’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계부·계모도 대부분 아이를 친자식처럼 사랑하며 키우지만, 일부의 경우엔 아이와 애착 관계가 형성되기 전에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천륜 흔드는 친부·친모 = 친부·친모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을 충격적인 방법으로 학대하는 사례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생후 3개월 된 딸을 다치게 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가 13일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9일 경기 부천시 자신의 집에서 딸을 아기 침대에서 떨어뜨린 뒤 입에서 피를 흘리며 우는 딸에게 젖병을 물리고 배를 눌러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도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 33세 아버지는 2012년 10월 말 부천에 있는 전 주거지 욕실에서 아들(당시 7세)을 실신할 정도로 때려 며칠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부는 며칠 뒤인 11월 3일 아들이 숨지자 대형마트에서 흉기와 둔기 등 다양한 도구를 구입해 시신훼손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체벌 용인 사회적 분위기 영향”… “적극 개입 필요”=이 같은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체벌을 용인하는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주변의 적극적인 개입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양육과정에서 시작된 체벌이 반복되다 보면 습관화되고 강도도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체벌을 가장한 아동학대에 대해 무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남의 가정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는 사회 분위기와 이웃공동체가 허물어져 바로 옆집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문화가 아동학대 문제를 심화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상원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아동학대를 개인의 가정사로 치부해 신고를 꺼리는 분위기가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며 “아동학대에 대해 주변 이웃이나 지역단체에서 수사기관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아동학대는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아동학대센터 한 직원이 한 해 처리해야 하는 사건 수가 100건이 넘고 학대 피해 아동을 관리하는 쉼터는 37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대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아동학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가해자 신고와 부모 교육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14년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27건의 아동학대 중 86.9%가 가정에서 일어났고, 이 중 82%가량이 부모에 의한 학대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학대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는 경우가 많아 아이들이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손기은·강승현·최준영 기자 son@munhwa.com
사회복지동행 기자 / dhc5173@naver.com입력 : 2016년 0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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